오래전 서울출장을 집사라이링 같이 갔다가 온적이 있다. 돌아오는 서울역에서 기차 시간이 남아서 들렀던 백화점에서 샀던 만년필,
워터맨 헤미스피어
14K도 아닌 닙을 가졌던 보급형 만년필이었지만, 생긴모습이 만년필의 표준(?)을 잘 따라서 만들어낸 보기에도 편안한 그런 디자인을 자랑한다.
세월이 흘러, 다른 만년필에 가려져 잊혀졌지만 처음 샀을때와 똑같은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금도금이 지워진 곳도 없고.
오랜만에 다시 잉크를 채워볼까 하고 열어봤는데, 얼마나 무관심하게 보관을 했던지 잉크컨버터가 사라지고 없다. 아마도 장기간 사용을 안했던 관계로 세척을 끝내고 보관한다고 어딘가에 잘 보관한 모양인데 너무 잘(?) 보관을 해서 어디 뒀는지조차 기억에 없다. 그렇다고 플라스틱 1회용 카트리지를 매번 구입하기엔 너무 낭비적인데, 컨버터가 도저히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금욜밤 고심끝에 질렀다. 네이버에 주문 넣고 이번 주말에 들어 오는 동욱이 편에 받아볼까 하다가, 아마존에도 비슷한 가격에 판매중인 것을 발견했다.
책상위에 있던 파카 검정 잉크를 먹여 보았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오랜만에 삼킨 잉크임에도 부드럽게 잘 뱉어 낸다.
필김은 파커51구버전에 조금 밀리는 아쉬움이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