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 & photo

아, 남도여

로드매니저 2021. 3. 4. 04:57

때늦은 여름휴가...
출발하기 하루 직전에서야 목적지를 대강 차령산맥이남으로 잡아 본다.
준비를 끝내고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것이 보통인데, 애들을 데리고 가는 여행이라 서두러지도 않고 아침 10시가 넘어서야 출발을 한다.

[라이카 iiif, elmar]

조용한 88 고속도로..... 그래서 제한 속도도 80키로... 
서대구 IC를 지나서 교통정체가 심하기로 유명한 화원 IC로 차를 올린다.  그런데도 시간이 그래서인지 그렇게 정체도 없이 상큼하게 88고속도로에 진입을 한다.  고속도로인지, 국도인지 알수없는 애매한 형태의 88고속도로...공사구간도 많고 그 흔한 중앙분리대도 없는 엉성하기 짝이 없는 고속도로....
한참을 달려 영호남을 가로지었을 지리산 휴게소에 차를 세운다.  

[라이카 iiif, elmar]

그냥 휴게소일테지만, 그래도 지리산이라는 이름덕에 이것 저것 사진을 찍어 본다.  주위 경관은 역시 다른 휴게소보다는 아름답다.  출발하면서 찍지 못한 기념사진을 지리산휴게소에서 찍어본다.

[라이카 iiif, elmar]

그러나 지리산 휴게소의 음식은 비추하고 싶다.  정말 먹을만한 것이 없다.  라면도 그 라면맛이 아니고, 우동도 타 휴게소의 그 우동맛이 아니다.  같은 맛을 보여주리라는 인스턴트음식인데도 맛이 이렇게 달라지나 싶을 정도....

지리산 휴게소에서 갑자기 목적지를 수정한다.  역시나 목적지없이 떠나는 여행이라....
가까운 담양을 가보기로 한다.  대나무의 도시.
담양으로 가는 길에 삼각형의 나무들이 도열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래서 IC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는 그 삼각형 나무들이 도열을 하고 있는 곳으로 향한다.

메타세콰이어길
[Rollei 35rf, sonnar]

[라이카 iiif, elmar]

담양으로 온 이유이자 목적인 대나무공원을 향한다.
초록이 온 하늘을 덮은 곳....담양은 메타세콰이어로 한 번 덮고, 대나무로 또 하늘을 초록으로 덮어 놓은 곳이다.  바람에 대잎이 춤추는 소리가 처녀가 적삼을 벗어놓는듯한 사각사각 소리가 귓속을 맴돈다.

[Rollei 35RF, Sonnar]

[Rollei 35rf, Sonnar]

마치 중국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장쯔이가 막 하늘을 날며 대숲에서 튀어나와 애들 둘을 데리고 앞장서 간다....

[Rollei 35rf, Sonnar]

애들은 이런 욕심이 없는데, 정작 어른들이 더 부추기며 동전을 통안에 집어 넣기를 기도한다.  요행이 동전이 통안에 쏙 들어가면 마치 글귀처럼 이루어진것처럼 기쁘하면서......  그런데, 직업의 선택폭이 너무 좁다......

[Rollei 35rf, Sonnar]

[Rollei 35rf, Sonnar]

[Nikon 35Ti]

담양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우리는 땅끝으로 방향을 돌렸다.  정해진 길이 아니어서 정해진 식당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지라 고속도로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대통밥이라는 대나무그릇(?)에 담긴 밤을 저녁으로 먹었다.

13번 국도를 우리는 미친듯이 달렸다.
밤눈이 그렇게 좋지 못한 나는 80km 정속주행을 하였지만, 집사람은 무슨 특수훈련을 받은 사람처럼 칡흙같이 어두운 국도와 지방도를 정말 열심히 달려 주었다. 땅끝을 10km 남겨둔 지점.
우리는 각자의 지갑을 현금으로 충전했다.  농협 365,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겠지만 농협계좌 하나만 있으면 사실 우리나라에 어지간한 오지에서도 현금걱정은 뚝~

마침때 우리는 대한민국 한반도의 남쪽 끝..
제일 아래에 위치한 땅끝에 위치했다.  네비게이션은 지도의 끝에서 멈추어 버렸다.  더 전진하면 남해의 바다.....

숙소를 찾아 나선다.
예전의 토말리 (土末里)는 사라지고 상업화의 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는 땅끝으로 다시 태어나다.  집사람이나 나는 사실 콘도를 싫어한다.  밖에 놀러와서 조차 밥을 해먹기 보다는 우아하게 차려주는 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호텔이 하나 있었다.
뜻하지 않게 특실이 하나 캔슬난 것이 있어, 여장을 풀게 되었다....^_^
초호화.....
따뜻한 물에 일가족이 샤워를 끝내고 몸을 누인다.

아침.
여명이 틀때쯤 나는 일어난다.  보길도로 들어가는 배시간도 알아볼겸 선착장으로 향한다.
쉬엄쉬엄 여명도 담으면서...

[Rollei 35RF, Sonnar]

[Rollei 35RF, Sonnar]

[Rollei 35RF, Sonnar]

첫배가 6시 40분 출발이라고 한다.
난 호텔에 남아 있는 집사람한테 전화를 한다.  아침식사와 이것 저것 준비를 위해서 8시 배를 타기로 결정을 하고 티켓을 구입하고선 호텔로 돌아 온다.
8시면 충분할 것 같은 시간은, 주섬주섬 챙겨입는 옷들과 아침 샤워로 어느듯 바늘은 7시를 넘어 버린다.  우린 서둘러 호텔을 나서며 아침식사를 포기하고, 선착장 근처의 편의점에 자리를 마련하고는 허기진 배에 음식물을 집어 넣는다.

[Nikon 35Ti]

아침 7시 50분
우리는 배에 오른다.
차와함께....
[sonnar]

[iiif, cs21]

처음타는 배임에도 배멀미도 않고 씩씩하게 뛰어다니며ㅡ 보길도까지 장장 50여분을 간다.
[iiif, cs21]

배는 30분을 달려 덥도에 다다른다.
마치 완행버스가 정류장에 정차를 하듯, 잠시 손님을 태우곤 다시 보길도로 향한다.

[Rollei 35rf, Sonnar]  

[Rollei 35rf, sonnar] 넙도의 선착장

[iiif, elmar]

보길도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간.
조금은 따분하게 의자에 앉아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커피를 권한다.  이른 아침의 텁텁함을 날리기엔 충분한 커피의 유혹에 난, 담양에서의 찜찜한 기억을 털어 버리고 정감넘치는 남도의 인심을 만난다.

드디어 보길도....
선창장에 들어선 순간...아~ 진한 바닷내가 다시 진동을 한다.

차를 내려서는 바로 우리는 물만난 물고기처럼 우체국을 끼고 돌면서 우회전을 할지, 좌회전을 할지 잠깐 고민을 하다가 바로 우회전을 한다.  이유는, 보길도 하면 뇌리를 꽉 채우는 어부사시사와 고산...그래서 세연정이 있는 오른쪽을 차를 돌린다.  막 오른쪽을 차를 몰고 갈무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은 망끝전망대요, 좌측은 세연정이다.  보길도의 외로운 산 [孤山]을 먼저 만날것인가하다가 너무 한꺼번에 보기가 아까워서 우선 망끝전망대로 향한다.
[iiif, 망끝전망대로 가는 길위에서]

[Nikon 35Ti, 찬바람에 차 안에서 워밍업중]

[rollei 35rf, sonnar, 망끝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닷가 마을]

[rollei 35rf, sonnar, 드디어 망끝마을 기념사진...^_^]

[iiif, 망끝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도중]

사실 전망대라고 하기엔 뭔가 아쉽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바다가 보인다.  맑은 날은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하니....
차가운 가을바다 바람에 우리는 묵은 폐의 때를 벗겨내고 세연정으로 향할 찰나.
쓰레기통에 낯익은 봉지가 보인다....우리동네 집앞에 있는 식당의 봉지....우리동네 사람 누군가 조금전에 지나갔다는 말인가??  신기함과 놀라움을 뒤로하고 세연정으로.....

세연정
[iiif, cs21]

[rollei 35rf, sonnar]

[rollei 35rf, sonnar]

[Nikon 35Ti]

[Nikon 35Ti, 사투암을 바라보며]

[iiif, cs21, 위풍당당]

[rollei35rf, sonnar, 사투암위에서]

외롭게 살았다기에 너무나 시원하고 넓은 정원.  새삼 고산 윤선도가 부러워진다.  정자에 앉았으면 절로 싯구가 나올법도 하지만, 감히.  세연정을 다시 한 번 둘러 보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는 세연정을 나와서는 바닷가로 향했다.
검정콩같은 자갈로 덮힌 바다, 예송리로.....
예전보다 좀 더 황폐화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검정색 자갈이 햇볕에 반짝인다.

[rollei 35rf, sonnar, 예송리로 가는 도중]

[rollei 34rf, sonnar]

[iiif, elmar]

[iiif, elmar]

예송리를 끝으로 보길도 여행을 끝낸다.
사실 보길도는 고산의 세연정의 섬이요 예송리의 아름다은 해변가로 대변될 수 있는 섬이라고 본다.  무엇이 그렇게 세연정에 대해서 그리워하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곳으로 자리잡고 있는 보길도...세연정.  짧게나마 나는 그 갈증을 풀어낼 수 있었다.
아름다운 섬, 보길도
상업화의 바람이 땅끝을 지나 보길도에까지 왔지만 그 심연의 맛이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언제나 다시 오고 싶은 곳.....


[rollei 35rf, sonnar, 돌아가는 배편을 기다리면서...사실 동욱이는 목이 끼어 고생을 하고 있는 결정적 순간.....]

[rollei 35rf, cs21, 다시 배에 오른 우리의 자동차]

[rollei 35rf, sonnar]

굿바이 땅끝.....

스페셜 땡스:  용돈을 주신 울 엄마 & 아부지....^_^, 올림디카를 빌려준 동생
베리 스페셜 땡스:  잘 따라 다녀준 호윤 동욱
베리베리 스페셜 땡스:  호윤 동욱의 엄마....^_^




사진추가 예정....^_^
계속.........

최초등록일: 2006-09-1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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