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윤&동욱

레지던트 매칭

로드매니저 2023. 11. 16. 07:43

의대입학 절차만큼 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의 매칭절차도 한국의 그것과 차이가 난다. 우선 한국의 레지던트 절차를 간략하게 살펴 보자.
자격을 갖춘 - 대체로 인턴을 끝 낸 - 의사들은 레지던트 모집공고에 응시를 하게 된다. 전국의 대학병원 혹은 대형병원들이 각 전공별로 모집공고를 내면 인턴을 끝낸 의사들은 자기가 전공할 과정을 제공하는 1개의 병원을 선택하여 원서를 제출하며, 중복지원은 불가능하다. 즉,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각각 원서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필기시험을 보고 면접을 거쳐 선발이 되면 다행이지만, 경쟁이 심한 전공인 경우에는 레지던트 선발에 실패하는 수가 많다. 이 경우에는 후기 모집을 진행하는 병원에 지원하는 방법으로 각자 전공할 병원을 찾게 된다. 중복지원이 불가능하고 필기시험이 보는 점이 특이한 점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레지던트 매칭 과정을 보자. 4학년이 되면 자기가 전공할 진료과와 전공의 수련을 할 병원 리스트를 작성한다. 경쟁이 심한 전공은 아무래도 여러 병원에 원서를 내는 것이 유리할 것이고, 경쟁이 덜 한 곳은 어느 병원에서 수련을 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리스트를 작성한다.  피부과를 전공하려면 어느 병원이라도 모집을 한다고 하면 리스트에 포함하는 것이 맞을 테고, 경쟁이 덜 한 내과를 지원하고자 하면, 좋은 병원을 리스트에 넣는 것이 맞을 것이다.
리스트에 포함된 병원들은 지원자들의 서류를 평가하고 면접을 볼 사람들에게 개별 연락을 할 것이다. 면접이 완료되면 병원들도 어떤 지원자를 우선 선발할지 리스트를 작성해서 제출한다.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컴퓨터 매칭에 의해 레지던트할 의사와 병원이 결정되고, 이 결정을 최종적이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는 강제 구속력을 지닌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다섯명의 의사가 세 곳의 병원을 두고 매칭을 진행해 보자. 실제는 훨씬 많은 의사와 병원이 뛰어 들어 많이 복잡하지만 매칭절차를 알아 보기에는 위의 예시로 충분할 듯 하다.
의사들은 자기가 원하는 병원의 리스트를 시스템에 제출하고, 2명의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병원들은 면접을 거친 후, 그 후보자를 시스템에 제출한다. 컴퓨터가 진행하는 매칭을 들여다 보자.
Arthur는 City병원 한 곳만 지원했다. 그럼 City병원에서 Arthur를 선택했는지 살펴 보면, 다행히 2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Sunny를 보자. Sunny도 1순위로 City병원에 신청을 했고, City병원은 그를 3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3순위 이지만 2명을 모집하기에 일단 Arthur 와 함께 매칭된 것으로 간주한다. 즉 확정은 아닌!
다음 Joe를 보자. Joe도 1순위로 City병원을 선택했고, City병원은 Joe를 5순위에 올려 놓았다. 앞서 2순위와 3순위로 2자리를 이미 채웠기 때문에 Joe는 City병원에서는 탈락을 하게 된다. Joe의 2순위 병원은 General 병원이고 이 병원에서는 Joe를 3순위에 올려 놓았다. 매칭으로 간주하고 다음으로 넘어 간다.
Jane은 Mercy 병원을 1순위로 지원해서는 이 병원에서는 Jane을 후보명단에서 조차 없다. 따라서 Jane의 2순위 병원인 City병원의 후보 순위를 보는데 4순위에 이름이 올려져 있다. 하지만 이 병원은 2순위와 3순위 후보자로 이미 2자리를 채웠기에, City병원에서도 탈락. 마지막으로 지원한 General 병원을 보면 다행히 Jane을 4순위에 랭크해 놓았기에 매칭된 것으로 간주한다.
마지막으로 Danel을 보자. Daniel의 1순위 지원 병원은 City 병원이다. 하지만 City병원은 Arthur (2순위)와 Sunny(3순위)로 2자리를 채웠다고 했다. 그럼에도 Daniel 1순위로 선택한 City는 그를 1순위 후보자에 랭크해 놓았기 때문에 후순위 대상자들이 밀리게 된다. 따라서 3순위인 Sunny는 City병원에서 최종탈락.
시스템은 Sunny가 2순위로 지정한 Mercy병원의 후보자 명단을 확인한다. Mercy병원에서는 Sunny의 명단이 없다.

이로써 Sunny는 매칭에 실패해서 SOAP (Supplemental Offer and Acceptance Program)이라는 추가 매칭을 시도할지 다른 병원에서 인턴을 1년 더 하고 재도전할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Sunny가 레지던트 수련병원을 못 찾았듯이 Mercy병원도 수련의사를 확보하는데 실패했기에 보통 SOAP절차를 통해서 추가 매칭을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뭔가 복잡하지만 1명이 여러 레지던트 프로그램을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니, 반세기 넘게 미국은 이 방법으로 레지던트와 병원을 매칭시켜 왔고 지금도 그렇게 진행 중이다. 11월, 의대 4학년들은 지금쯤 면접을 기다리거나 보느라 마음 졸이고 있을 것 이다. 그들에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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