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롤라이 35 사용기

로드매니저 2021. 3. 1. 02:00

2005년에 작성했던 Rollei 35S 사용기를 홈페이지를 옮기면서 다시 올립니다.
요즘은 DSLR이 시장에서 차츰 사라지고, 미러리스 카메라로 분위기를 타고 있는 듯 하지만 결국은 소수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핸드폰카메라로 마무리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세기말부터 필름을 몰아내고 자리를 차지했던 디지탈이지만 2021년에서 되돌아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름카메라에 대한 애증은 여전히 사람들 가슴에 남아 있는 듯 합니다.  비록 대부분의 사진을 핸드폰으로 해결하지만, 수제화를 찾듯 혹은 핸드드립을 찾듯 사람들은 그 마성을 쉽게 끊어 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시 올리는 롤라이 카메라를 주제로 끌어 올리려 이렇게 잡설을 길게 늘여 봅니다.

카메라에서 가장 기본적인 렌즈와 노출기능만을 가지고, 그 흔한 AF 기능조차도 없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롤라이 35에 빠져서 인사동이나 어느 이름없는 골목을 헤메이고 있는 사람들.  그들 중에는 반백의 아저씨에서 부터 이제 막 주민증을 젊은 친구들까지, 무엇이 이렇게 그들을 손바닥 만큼 작은 카메라에 빠지게 했을까?
롤라이 35에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제일 먼저 봉착하는 문제는 같은(?) 모양에 다른 이름과 그리고 각기 다른 바디의 생상과 제조국에 따른 구분같은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제가 제일 먼저 고민한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롤라이 35는 그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시리즈의 카메라가 있습니다.  초기에 독일에서 생산된 것 부터 싱가폴에서 생산된 것 까지, 그리고 사용된 렌즈에 따른 분류와 스페셜 버젼 등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검색엔진을 보시면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제조국은 카메라에 음각되어 있어 바로 구분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렌즈를 장착하였나인데요, 롤라이 35 / 롤라이 35T는 테사렌즈를 장착하였고, 롤라이 35S는 소나렌즈를 장착하였습니다.  최대 개방조리개 값은 테사렌즈가 3.5이며 소나 렌즈는 2.8입니다.  사용자의 일반적인 평가는 테사렌즈가 흑백에 강하고, 소나렌즈는 칼라사진에 괜찮은 결과를 보여준다고 합니다만, 저는 그렇게 큰 차이점을 못 느꼈습니다.  따라서 심각하게 이 부분을 따지신다면 참고 하셔도 됩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취향에 맞게 선택하시면 될 듯 합니다.  
SLR 렌즈라면 당연히 최소(개방)조리개값이 낮은 소나렌즈를 추천하겠습니다만 RF (Range Finder) 카메라도 아닌 목측식 카메라에 최소조리개값이 의미가 크게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목측식에 어느 정도 숙련된 뒤, 그리고 자신있게 조리개 값을 2.8에 놓고 포커싱이 가능하다면 소나 2.8을 추천드립니다.  그래도 셔터 속도에서 유리한 상황을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앞서 밝혔듯, 이런저런 공부(?)를 하고, 저는 롤라이 35S를 구입하였습니다.
일단 오래된 카메라인지 매물 찾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입맛에 맞게 다른 모델들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장터에 올라온 카메라를 일단 예약부터 하고 구입을 하였습니다.  (솔직히 테사렌즈에 더 감흥이 있었습니다만)

박스를 오픈했을 때, 검정색의 앙증맞은 카메라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첫느낌은 카메라답지 않게 '귀엽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은 느낌이 아니라, 손목에 감고 거리를 활보하다 보면, 여성분들이 '어머, 귀엽게 생겼네요.' 하면서 한 번씩 만져보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 사진을 보시면 각 부분의 기능을 간략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느 카메라에서나 중요한 것은 필름감도 설정하는 것과 셔터속도 조절과 조리개값 조절입니다.  따라서, 롤라이 35에서도 촤측에는 위쪽 ASA라고 적혀진 다이얼을 돌려서 필름 감도를 설정하고, 그 다음에는 조리개잠금장치를 눌러서 조리개값 다이얼을 돌리면 됩니다.  우측에는 셔터조절 다이얼이 있고, 그 위에 작은 다이얼로 필름 종류를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만, 사진에는 영향이 없고, 다만 그때 그때 사용하는 필름을 사용자에게 알려 주는 기능만 합니다.
카메라가 작아서 간혹 노출 측광창을 손가락으로 가리는 실수를 할 수 있기에 주의가 요구됩니다.

카메라의 상단부입니다.
일반 필름카메라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만, 조금씩 차이나는 부분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롤라이 35 시리즈는 목측식입니다.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를 눈대중으로 짐작해서 포커스링을 돌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꽃을 찍고자 할 때, 일반카메라는 노출결과에 따른 조리개값과 셔터속도만을 조절하고 파인더를 통해서 포커싱을 합니다만, 롤라이 35는 포커싱 방식을 파인더를 통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맨눈으로 피사체의 거리를 어림잡아서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거리감각이 좋으면, 문제가 없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극단적으로는 줄자를 가지고 다니는 분도 계십니다.
이점 때문에 롤라이에 좌절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거리감각이 없으면 사진의 결과물은 온통 흐릿한 사진들 뿐이니까요.
저도 처음 사용할 때에는 줄자를 가지고 저의 팔길이를 측정하고, 가까운 피사체를 찍을 때에는 팔을 뻗어서 대강의 거리를 측정했던 적 있습니다.  팔길이가 들쑥날쑥한 경우는 거의 없으니, 꽤 정확하게 거리측정이 됩니다.
몰론, 롤라이를 가지고 '아웃포커싱'을 해보고 싶다면, 작은 줄자를 구입하는 것이 낫습니다.  무림의 고수들은 어디에나 존재하듯이 줄자가 없이도 이쁜 아웃포커싱을 구현하시는 분들은 이미 어마어마한 필름값을 지불하신 분들이기에 예외로 하겠습니다.  
초보이지만 줄자도 귀찮다 하시면, 저처럼 무조건 팬(pan) 포커싱을 하면 됩니다.  조리개를 끝까지 조이면, 천하의 막눈이라도 포커싱은 거의 맞아 떨어져서 롤라이의 쨍한 사진을 감상할 수 있게 됩니다.

대강의 롤라이 35S로 촬영한 결과물도 같이 올립니다.
스캔을 하고, 바로 원본을 올리면 좋겠습니다만 사용한 필름과 스캐너의 사정상 원본을 보시면 아주 처참한 결과물을 보여 줍니다 (필름:  아그파 비스타 100, 스캐너:  아그파 - 이 둘의 콜라보는 아주 붉은끼를 가득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자주 질문이 올라오는 글에 대한 나름의 답으로 마무리합니다.
1.  수은전지 문제:  롤라이가 사용하는 전지는 1.45V 수은전지입니다.  아시다시피 단종되었죠.  그래서 대안으로 사용하는 것이 LR44인데 전압차이가 있기 때문에 노출값에 영향을 줍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ASA100 필름을 넣으면 카메라 세팅은 64 혹은 50에 놓고 찍습니다.

2.  RF 와 목측식:  RF의 대표 카메라는 라이카입니다.  즉 파인더를 통해서 어렴풋이 보이는 두 개의 이미지를 겹쳐지게 하는 방식으로 포커싱을 하는 것이고, 롤라이는 이와 다르게 파인더를 통한 포커싱은 불가능합니다. 즉, 위에서 설명한 것 처럼 눈대중 (목측)으로 거리를 측정해서 포커싱을 합ㄴ디ㅏ.  

3.  렌즈경통이 안들어 가는 경우:  롤라이는 침동식 렌즈입니다.  즉, 렌즈가 바디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간혹 어딘 걸린 것처럼 안들어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확인해야 할 것이, 필름와인더가 장전되어 있는지, 바디 상단의 렌즈경통릴리즈 버턴을 눌렀는지, 렌즈경통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렸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상으로 마무리 합니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롤라이 35케이스, 후드  (0) 2021.03.01
그 옛날, 필름카피어  (0) 2021.03.01
롤라이 35 노출테스트  (0) 2021.02.27
Rollei 35 S  (0) 2021.02.27
마킨스 볼헤드  (0) 202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