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목욕탕
이름: hulove
등록일: 2004-02-15 08:58
조회수: 884
감기기운이 있어 병원에 가다.
가벼운 코감기.... 약을 3일치 받고서는 막상 갈 곳이 없다.
그래서
'호윤아, 목욕하러 갈까'
하면서 차를 유턴해서 목욕탕으로 가다
그전에는 계속 외할매와 같이 갔었는데, 둘이 가는 것은 처음.
나 4천원.
몸무게 4분의 1인 호윤의 입욕비 3천원...
흠.... 애기 입욕비치고는 좀 비싸군.... 하면서 번호표를 받아 쥐었다.
탈의실에 도착을 하니,
빨리 옷을 벗겨달라고 한다.
그래서 호윤이를 먼저 벗기고, 148번의 사물함에 옷을 집어 넣고나니 대기실을 돌아 다니더군
옷을 홀딱벗고서....
나는 수건 한 장을 챙겨들고, 탕에 들어갔다.
비눗물로 샤워를 하고, 호윤이도 비누칠을 했다.
머리도 감기고는 탕 속에 들어가려니
호윤이가 거부를 한다.
물이 뜨겁다고.....
'살려 주시요...' 하면서 가슴팍에 안기어서는 이내 다리를 내 어깨를 딛고는 다시 머리를 딛고...
물에 안들어가려고 발악(?)을 했다.
결국 다시 우리는 수도꼭지를 가서는..작업(?)을 하는데,
녀석이 때타올을 가지고는 지가 한다고, 내 다리를 문지런다. 아니 간지럽힌다.
'호윤이가 할께.'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한 손을 때타올에 넣고서는 '탁탁' 손벽을 치더니, 내 다리를 문지런다.
남자 둘이 가서 목욕시간이 두 시간 넘게 있었다. 무슨 여자가 목욕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두 시간 정도 놀고서는 집에 가자고 해서.....ㅡ,.ㅡ
탕밖에 나와서는,
왜 주인아저씨가 음료수 냉장고를 바로 문앞에 놓았는지...ㅡ,.
'팬토리'라는 자주색 음료수가 호윤이 눈에 띄고, 결국은 큰소리로
'팬토리 사주세요.'
난 우유와 요구르트를 한 봉지나 샀는데, 호윤이는 팬토리를 하겠다고 한다.
결국 팬토리를 손에 쥐고선, '팬토리 맛있다.' 며 마루에 앉아서 쪽쪽 빨아 먹는다.
옷을 갈아 입히고, 나니 이번에는
'맛 있는거 사주시오.' (밥은 싫텐다.)
목욕은 목욕대로 날림으로 하고... 이 녀석의 관심은 오직, 물장난 팬토리 맛있는거......
그래도 아주 좋은 목욕동행이었다.
2004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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